히가시노 게이고의 또 하나의 추리소설이다. 읽는 내내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그만큼 안타깝고 씁쓸해지는, 그리고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을 떠올리게 하는 책이다.
주인공 ‘나카하라’는 11년 전, 살인사건으로 딸을 잃고 11년 후, 딸을 잃은 사건으로 헤어진 그의 전 부인 사요코가 살해당한다. 나카하라는 사요코가 죽기 전까지 하던 도벽증 환자에 대한 기사와 사형제도 폐지 반대에 대한 원고를 읽고 그녀의 행적들을 따라 가는데 그러던 중 이상한 점들을 발견한다. 그녀가 취재하던 도벽증 환자 사오리와 사요코를 죽인 범인의 사위인 후미야 사이에 묘한 공통점들을 발견한 나카하라는 사오리와 후미야를 직접 만나 21년 전부터 이어진 비밀들과 그로 인해 초래된 지금의 사건까지, 모든 진실을 밝혀내기로 한다.
https://www.news1.kr/articles/?4668121
살해당한 딸, 사형으로 유족의 아픔이 누그러질까…‘공허한 십자가’[서평]
사실 앞에 겸손한 민영 종합 뉴스통신사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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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내내 계속 책 제목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공허한 십자가’라는 책 제목이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이 책에서는 진심이 아닌 죄인들의 사죄, 그리고 죄인들을 가둬놓는 교도소 같은 것을 공허한 십자가에 비유한다고 한다. 무게가 없는, 그저 나의 죄를 용서받기 위한 수단으로써의, 그런 의미 없는 공허한 십자가라고 하는 것이다. 과연 이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십자가’ 혹은 ‘공허함’을 이용하고 있을까? 진심으로 나의 죄를 인정하고 십자가를 지고 살아가는 것이 아닌, 그저 죄를 용서받았다는 위안과, 죄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십자가 뒤에 숨고 십자가를 이용하고 ‘사칭’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 생각해 본다.
http://ch.yes24.com/article/view/50802
[공허한 십자가] 속죄와 형벌에 대한 첨예한 질문 | YES24 채널예스
히가시노 게이고만의 압도적인 밀도감과 예측할 수 없는 파격적 전개 (2022.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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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는 가벼울 수가 없는 것인데, 십자가는 공허해서는 안 되는 것인데 세상엔 그런 ‘가짜 십자가’가 많다는 것을 새삼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의 핵심소제인 사형제도에 대해서도 제 나름대로 생각을 해보았다. 이 책의 주인공인 나카하라와 사요코는 사형제도 폐지를 반대하는 입장에 서 있습니다. 그들의 딸이 살해당했기 때문에 그들은 범인의 사형을 바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유족의 입장에서 그들에게 범인의 사형이란 너무도 당연한 것이다. 사요코의 원고를 인용하자면, 사형제도 폐지 반대에 대한 그들의 의견은 이렇다.
유족은 단순히 복수를 하기 위해 범인의 사형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사형을 원하는 것은 그것 말고는 유족의 마음을 풀 수 있는 길이 없기 때문이다. 사형을 폐지한다면, 그렇다면 그 대신 유족에게 무엇을 줄 것인지 묻고 싶다.’ ‘가령 사형 판결이 나온다고 해도 그것은 결코 유족의 승리가 아니다. 유족은 그것을 통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다만 필요한 순서, 당연한 절차가 끝났을 뿐이다. 그렇다면 사형이 아니라도 상관없지 않느냐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지는 않다.
만약 범인이 살아있으면 왜 범인이 살아 있는가? 왜 범인에게 살아 있을 권리를 주는가?라는 의문이 유족의 마음을 끊임없이 괴롭힌다. 유족의 입장에서 보면 범인의 죽음은 속죄도 보상도 아니다. 그것은 슬픔을 극복하기 위한 단순한 지점에 불과하다. 그런데 그 지점마저 빼앗기면 유족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 사형 폐지란 바로 그런 것이다.
‘대체 누가 이 살인범은 교도소에 몇 년만 있으면 참사람이 된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 살인자를 공허한 십자가에 묶어두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징역의 효과가 거의 없다는 것은 재범률이 높다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갱생했느냐 안 했느냐를 완벽하게 판단할 방법이 없다면, 갱생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형벌을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https://ko.wikipedia.org/wiki/%EC%9D%BC%EB%B3%B8%EC%9D%98_%EC%82%AC%ED%98%95%EC%A0%9C
일본의 사형제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일본의 사형집행명령서 일본은 사형제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개요와 역사는 아래와 같다. 일본은 사형을 법정형 중 하나로 정하고 있으며, 그 방법은 교수형으
ko.wikipedia.org
이렇게 사요코는 자신의 경험과 다양한 사례들을 이야기하며 사형제도 폐지의 반대를 주장한다. 또한 본문에는 또 사형제도 폐지를 찬성하는 입장의 이야기도 나온다. 하지만 두 입장의 의견을 읽으면서 제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역시 사형제도는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이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것은 안 된다는 흔한 사형제도 폐지론자들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그렇다면 사람의 목숨을 빼앗은 사람의 죄는 무엇으로 속죄해야 할까? 그리고 그 유족들의 마음은 무엇으로 보상받아야 할까? 사형제도 찬성이 기독교인으로서 맞는 선택인지 저는 확신할 수 없다. 틀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대한민국은 완전한 사형폐지국가로 나아가야 합니다"
대한민국 마지막 사형집행 25년, 국회의원·시민사회 공동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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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우리나라는 실질적 사형제도 폐지국이라 봐야겠지만, 그래서 우리나라의 범죄율이 나날이 증가하고 재범률이 높은 것은 아닐지 생각하게 된다. 범죄자에게 관대한 이상한 현실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보게 되는데, 이 책의 배경은 일본이지만 저는 우리나라 역시도 범죄자에게 관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인사건뿐 아니라 모든 범죄에 있어서 법은 가해자, 범인들에게 관대한 것 같다. 무기징역이나 장기 유기형 등을 선고받아도 모범수나 가석방제도로 인해 전혀 갱생되지 않은 범죄자들이 다시 사회로 나오고 또 죄를 짓고 이런 악순환은 바로 제도와 법의 모순점 혹은 약점이라고 볼 수 있는 면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https://www.insight.co.kr/news/200952
제도 유지만 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올해만 흉악범 ‘15명’ 사형 집행한 일본
지난 27일 일본 법무성은 이날 오전 오사카(大阪)구치소에서 사형수 2명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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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에서 착하게 굴면 가석방으로 범죄자를 풀어주는 게 어떻게 가능한 일인지 저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다. 시끌시끌한 최근의 우리나라에 적용을 해보자면, 매우 잔인한 방법으로 어린 여자아이를 강간한 범인이 곧 형을 마치고 풀려난다는 기사를 보았다. 그 피해 여자아이는 범인이 풀려날 것을 두려워하고 있고, 범인은 교도소에서도 야한 잡지를 보고 운동을 해서 몸을 키우는 등 너무나도 아무렇지 않게 잘 지내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였다.
https://namu.wiki/w/%EC%A1%B0%EB%91%90%EC%88%9C%20%EC%82%AC%EA%B1%B4
조두순 사건 - 나무위키
A: 성추행, B: 업무상 위력 성범죄, C: 불법촬영, 성착취물 등 디지털 관련 성범죄, D: 마약 및 약물 사용 성범죄, E : 공연음란, F: 외국인 성범죄, G: 집단 성폭행, H: 성희롱, I: 피해자 협박 및 2차 가
namu.wiki
도대체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상황인지 모르겠다. 피해자는 공포에 떨며 살아가고 있는데, 그와 반대로 많은 범죄자들이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고, 죄를 짓고도 벌을 받지 않기 위해, 벌을 최소화하기 위해 진심이 하나도 담겨 있지 않은 공허한 사과의 말을 기계적으로 반복하고 있다는 것은 정말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새삼스럽게 어처구니없는 우리의 현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https://www.ytn.co.kr/_ln/0103_202207141709291592
[뉴스큐] 세 번째 헌법재판소 간 '사형제'...찬반 근거는?
■ 진행 : 이광연 앵커, 박석원 앵커■ 출연 : 양지민 / 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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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회적인 부분에 대한 이야기 말고, 소설로써도 ‘공허한 십자가’는 굉장히 훌륭한 작품이다. 주인공들의 감정이 너무 선명하게 느껴져서 그런 부분도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분노, 슬픔 등의 감정들이 너무 잘 전달이 되어 모두 읽은 후에는 기분이 좋지 않다. 공허한 십자가는 살인과 형벌, 속죄, 사형 제도의 존속, 생명의 소중함 등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주제를 다룬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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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살해한 범인의 사형을 원하는 유족. 그러나 범인에게 사형 선고가 내려진다고 해서 죽은 가족이 돌아오지는 않는다. 깊은 슬픔을 껴안은 피해자 유족의 ‘범인을 사형에 처하고 싶다’는 마음이 의외의 결과를 초래하는 결말은 사형 제도에 대한 대답할 수 없는 문제의식이 가슴에 울려 퍼짐과 동시에 사형 제도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문제작이다. 지금까지 누명을 쓴 사형수에 대한 미스터리는 많았지만, 사형 제도 그 자체에 숨어 있는 문제를 다룬 작품은 거의 없었다. 소설을 읽다 보면 등장인물들에게 감정이 이입되고 그 마음에 공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사형 제도에 대한 생각도 흔들리게 될 것이다. 숨 쉴 수 없을 만큼의 긴박한 전개와 주인공의 심정을 파헤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능력에 다음 페이지를 넘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자신도 모르게 손을 멈추고 내용을 곱씹을 때도 있을 것이다. 읽는다는 표현보다 체험한다는 표현이 더 적절한 이 소설은 앞부분의 수많은 복선이 후반부에 휘몰아치며 대답할 수 없는 의문을 계속 던진다. 단언컨대, 그러면서도 사형 제도와 속죄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책을 덮은 후에도 깊은 여운을 남기는 수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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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허한 십자가
<용의자 X의 헌신>, <몽환화>의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 장편소설. 출간 즉시 일본 베스트셀러 2위, 일본 독자들의 찬사가 줄 잇는 <공허한 십자가>는 딸을 잃은 주인공 나카하라가 형사로부터 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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