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2008년 11월에 출간된 꽤 세월을 먹은 책이다. 어디서 들은 것 같은 익숙함과 호기심으로 읽어 봤다. 빨간 클립 한 개로 물물교환을 해서 집을 구한다? 평생 일해도 집 한 채 갖기 어려운 시대에 너무 황당한 얘기다. 놀면서 집을 구한다. 이상적인 말이다.
저자는 어릴 때 훔친 크리스마스트리로 시작했다가 한 번에 실패한다. 그 후 현실로 바로 돌아간다. 커서 여자 친구와 동거를 하지만 집세는 다 여자 친구가 내는 번번한 직업 없는 취업준비생이 된다. 재미없는 이력서 쓰기를 멈추고 재미있는 것을 하고 싶어서 이 '놀이'를 다시 시작한다. 가장 위대한 플레이어가 되겠다는 패기를 가지고.
1. 과연 물물교환이 성공할 수 있을까?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하라고들 하지만 그 선택이 쉽지 않다는 건 분명하다. 하고 싶은 것보다 해야 하는 것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 많기에 저자의 선택이 대단하면서 패기가 부럽다. 하고 싶은 것은 그만큼 앞이 불안정하기에 많은 사람들이 즐기지 못하더라도 안정적인 일을 하는 게 아닐까? 첫 거래-저자는 첫 번째 물건으로 이력서를 집었던 빨간 클립을 선택한다. 남들과 같은 길을 가지 않겠다는 의지로 골랐는지도 모르겠다. 어릴 때 바로 실패했던, 무작정 집을 찾아가서 하는 교환 대신 사이트에 클립 사진과 클립과 교환할 물건을 찾는다는 글을 올린다. 과연 이 프로젝트에 참여할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저자가 글을 올린 후 몇몇의 착한 사람들이 이메일로 교환 의사를 밝힌다. 그 사람들의 심정은 재미 반 황당함 반 아니었을까. 물고기 모양의 펜이랑 첫 번째 거래가 성공한다.
2. 입소문 사업이 잘 되려면, 입소문이 나야 한다
첫 거래 이후 물고기 펜 한 개 -> 문손잡이 한 개 -> 캠핑 스토브 한 개 -> 빨간 발전기 한 개로 Bigger and Better 원칙에 따라 순조롭게 커져가고 있었다. 문제는 발전기까지 물물교환이 성공했을 때 왔다. 교환은 주로 저자가 교환을 원하는 사람들이 올린 글을 보고 직접 찾아가서 거래를 하는 방식이다. 발전기부터 물건이 크고 무거워지자 운반에 트러블이 많았다. 심지어 화재위험으로 발전기가 압수되기까지 하는 일도 생겼다. 이때부터 저자는 물리적인 확대에만 초점을 뒀던 방식에서 이전의 물건보다 작더라도 바꿀만한 가치가 있으면 교환하기로 한다. 그 가치 중에 하나는 퍼텐셜이다. 재미있는 잠재력이 있는 물건이면 물건 값에서 손해가 나도 바꾸기로 한 것이다. 이렇게 해서 빨간 발전기는 즉석 파티 세트로 교환된다. 맥주와 네온사인이 끝인. 발전기보단 좀 초라해 보이지만 파티라니 재미는 확실히 있어 보인다. 하지만 이런 재미를 중심에 둔 선택은 더 좋은 계기가 된 것 같다. 이 초라한 파티 세트는 다음에 스노모빌이랑 바뀌니까. 결국 입소문 사업이 잘되려면 입소문이 나야 한다. 저절로 홍보가 되는 셈이다.
3. 그래도 SNS에 가지는 힘은 대단하다
SNS를 중요 마케팅으로 활용하고 있는 이유 아닐까? 저자의 빨간 클립 한 개 프로젝트가 거듭될수록 소문은 점점 퍼져나간다. 지역에서 나라로, 이 어처구니없는 집 구하기 프로젝트는 충분히 화제가 될 만하다. 일단 희소성이 있다. 이런 시도를 한 사람이 많이 나타나지 않는 건 분명하니 말이다. 지역 신문, 라디오, TV프로는 앞 다투어 이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인터뷰를 요청한다. 저자는 미국, 유럽, 일본을 돌며 인터뷰와 방송에 나오게 된다. 나는 이게 큰 성공 이유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물론 시작은 저자의 실천이지만 입소문이 나면서 이 프로젝트를 응원하는 팬들도 생기고 부유한 유명인들도 이를 알게 되고 실제로 프로젝트를 성공하는 데 굵직한 것들을 제공해 준다. 무엇보다 1년 안에 성공시킨다고 얼떨결에 말해버려서 공개적으로 선포한 꼴이 됐다. 실제로 목표를 이렇게 주변 사람이나 친구들에게 미리 공표를 해버리면 이 목표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 주변사람들에게까지 의지는 없는데 입만 살았다고 팩트 폭력을 당하고 싶지는 않기 때문에. 좀 늘어지려고 할 때 주변사람이 목표를 일깨워 주는 효과도 있다.
3. 팬과 안티의 차이는 깻잎 한 장 차이
하지만 입소문의 부작용도 있었다. 꼭 필요한 사람에게 입소문이 퍼지면서 이 어마어마한 홍보의 기회를 놓칠 리 없는 똑똑한 기업들의 접근이 그것이다. 내 생각에 저자는 이 프로젝트가 거듭될수록 같이 성장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저 집세를 내주는 여자 친구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으로 집을 얻겠다고 시작한 프로젝트였다. 교환이 거듭될수록 저자는 물질 너머의 것을 깨닫기 시작했고 물건의 가치만 따지지 않았다. 교환할 물건이 꼭 필요한 사람에게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오는 제안들을 보고 또 봤다. 그중 가장 영화 같았던 건 음반 취입 계약서의 거래였다. 그 음반 계약서는 한 싱어송라이터와 거래됐다. 그 싱어송라이터는 본인의 집 일 년 무료 임대권을 제안했다. 음반 계약서보다 가치가 낮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 싱어송라이터에게는 꿈을 이룰 수 있는 굉장한 계기가 되었다. 유명 록 스타와 미팅권을 정통 록 팬과 거래한 건도 있다. 이 록 광팬의 스노 글로브 1개와 이 미팅권을 바꾸고 나서 저자는 이 프로젝트를 지켜보고 있던 전 세계 사람들로부터 어마어마한 욕을 들어야 했다. 역시 팬들이 돌아서면 가장 무서운 법이다.
[박항준 칼럼] 카일 맥도널드의 빨간 클립 한 개
21세기는 대변혁의 시대다. 그간 지구의 주인공이었던 사피엔스가 새로운 인류인 사피엔스사피엔스에게 주인의 자리를 넘겨주게 되는 시기이기 때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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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여자친구-그의 옆에는 가족들과 여자 친구가 있었다. 그의 아버지는 프로젝트에 망설이는 아들에게 미리 상황이 갖춰져야 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두려워하지 말라고 한다. 멋진 아버지인 것 같다. 시작하기에 앞서서 모든 상황이 갖춰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특히 시간과 돈이 충분히 있어야 한다고. 이런 생각은 인생의 큰 목표, 꿈에서부터 사소한 목표까지 적용될 수 있다. 책을 읽는 것도 마찬가지다. 읽고 싶지만 시간이 없다. 너무 바쁘다. 피곤하다. 나도 이런 핑계로 책 읽기가 힘들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일단 읽기로 시작하면 시간이 생긴다. 출퇴근 시간, 점심시간, 자기 전, 주말에 그리고 핸드폰, tv볼 시간을 줄이니까 책을 조금씩이라도 볼 수 있게 됐다. 일단 무작정 뛰어들면 하게 되는 것들도 분명히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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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클립 한 개
빨간 클립 한 개로 시작하여 물물교환을 계속한 끝에 집 한 채를 마련했다는 저자의 실제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 흥미롭고 활력 넘치는 물물교환 일기를 통해 발상의 전환, 긍정적 사고, 적극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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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물물교환으로 시작된 그의 해피엔드
저자는 집을 구하고 나서 처음 거래를 시작했던 빨간 클립으로 반지를 만들어서 여자친구에게 고백을 한다. 소주 뚜껑으로 공예하시는 분들을 보긴 했지만 반지라니. 너무 드라마 같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는 건지 대단하다. 하지만 충분히 그의 클립 반지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취준생 남자 친구와 같이 살면서 자존심 긁는 싫은 소리 안 하고 집세도 내주는 여자친구가 얼마나 될까? 여자친구는 누구보다 남자친구의 무모한 도전을 응원해 주고 믿어주었다. 함께 거래를 하는 곳도 같이 가주고 거래 장면을 사진 찍어 주기도 한다. 마지막 거래는 영화 출연권과 집이 교환되면서 드디어 끝난다. 1년 안에 성공한다고 무심코 뱉은 말이 실제로 이뤄진 것이다. 거래는 캐나다 키플링이라는 지역에서 제안했다. 제안자의 주목적은 빨간 클립 모형 제작 등 키플링을 관광명소로 만들려는 거였지만 영화 출연권은 키플링의 배우 지망생에게 가서 꿈을 이루게 도와주었다. 집 구하기로 시작했지만 과정에서 여러 사람들의 꿈을 이루게 도와준 착한 프로젝트가 된 것이다. 그리고 책은 집들이 파티로 끝난다. 그동안 저자와 거래했던 사람들이 전부 모여서 이 프로젝트의 성공을 축하해 주었다. 뭔가 나까지 뭉클했다. 저자는 이때 어떤 기분이었을까? 이게 가능한 이유가 뭐였을까? 캐나다 사람들이 특별하게 물물교환을 좋아했던 걸까? 주인공의 순전한 운일까? 저자의 순수함을 지켜주려는 움직임일까? 입소문을 이용하려는 이해관계의 힘일까? 이유야 어찌 되었든 모든 시작은 저자였고 그 작은 시작은 눈덩이처럼 커지게 됐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의 예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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